비너스의 불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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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방팔방에서 엽기가 유행하고 있다. 사실, 나 철구 역시 그 단어를 몇 번 사용한 점 마치 누구를 흉내내는 것 같아 캥기긴 하더라. 여튼 모 주간 영화잡지(주간 영화잡지는 씨네 21밖에 없당께라)에서도 왠 늙수레한 아줌마가 그 기치를 드높이며 엽기를 내세운 적이 있었고 엽기를 팔아 책으로까지 출간된 유머도 있다. 엽기적인 세상이 되려나? 손뼉치고 좋아할 사람들은 따로 있을테다.

엽기(獵奇)라는 단어의 의미는 기이한 것을 사냥한다는 뜻이다. 만약 엽기가 단어의 뜻대로라면 그 엽기에도 확실한 원조가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감각의 제국'의 아베 사다라는 여자인 것이다. 그렇담 그녀가 사냥한 것은 무엇인가? 바로 남자의 잠지가 아니던가! 남자의 잠지야말로 손오공 여의봉마냥 줄었다 늘었다를 방광염 걸린 뇬 화장실 들락거리 듯 하고, 하나의 구멍에서 맥주와 요쿠르트를 동시에 뿜어대는 (건강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우유를 뿜어대기도 한다는데...쩝) 참으로 기이하고 놀라운 물건이 아니던가? 이처럼 남자의 잠지라는 넘은 기이하고 신통하고 이상한 물건이었던 것이었던 것이었으니 엽기의 신봉자라면 분명 한 번은 사냥하고픈 맘이 들만도 한 것이었다.

여기서 이해가 안 되는 독자들을 위해 잠깐 '감각의 제국'의 내용을 짚고 넘어가자.

게이샤로 갓 들어온 아베 사다(에이꼬 마쯔다)는 그 게이샤 집 주인 기찌(다쯔다 후찌)와 몇 날 며칠을 삐리리만 하다가, 점점 그 도가 지나쳐 남자의 목을 조르면서 좀 더 높은 쾌락을 얻으려 하고 급기야 남자의 잠지를 잘라 도쿄 시내를 사흘 밤낮으로 돌아다닌다. 이 이야기는 1936년 실제로 벌어진 사건이었고, 그녀가 체포되었을 때 이상하게도 사람들에게 인기와 동정을 얻었다는 자막이 영화의 끝에 흐른다.

비록 '감각의 제국'의 엽기 그레이트한 최고의 장면을 위에서 벌써 언급해 버렸지만 그렇다고 영화의 엽기가 '잠지절단술'에서 그치는 것만은 아니다. 1976년, 벌써 이 땅에 유행할 엽기 천하를 예고한 영화가 어찌 그 정도에서 그치리랴. 짧게나마 '감각의 제국'이 보여준 20여년 앞 선 엽기술을 살펴보고 지나기로 하자.

하나, '흡혈마법'....
사다의 삐리리를 만지던 기찌에게 사다는 난처한 표정으로 '오늘은 생리 중이기 때문에 안 된다'는 말을 한다. 그녀를 만지던 손을 빼 물끄러미 쳐다보던 기찌. 그러나 조금의 망설임없이 그 손가락을 빨아 버리니 이른바 '흡혈마법'..... 흉악하게 여자의 목에 송곳니 자국을 남기며 피를 빠는 누구의 흡혈술과 비교한다면 참으로 clean한 흡혈술이었더랬다. (과연 clean한 것인가???)

둘, '음기보양법'....
자고로 남자의 양기가 충천하다 보면 오묘한 음양의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원만한 성생활에 무리가 오는 법. 엽기의 대선배격인 기찌는 사다의 삐리리에 음식을 찍어먹는 (과연 삐리리에 찍어 먹을 무언가가 있을까???) 고난이의 엽기술을 보이는데 이는 부족한 음기를 보충하려는 자구책이었더랬다. 급기야 사다의 삐리리에 계란을 넣어 버리기까지 하는데  만약 그가 계란보다 더 큰 음식을 먹고 싶었다거나, 예를 들어 참외나 수박.., 혹은 표면에 돌출물이 많은 음식을 먹고 싶었다면, 예를 들어 키위나 성게... 그녀의 삐리리는 남아나지 않았을 터였다. 이 어찌 하이퍼 울트라 만땅 원더 엑설런트 슈페리어 슈퍼 그레이트 엽기가 아닐 수 있으랴!!!

셋, '기도압박 쾌감유도법'....
사다는 정상적인 삐리리에서 얻을 수 있는 쾌감보다 더 높은 쾌감을 얻기 위해 기찌의 목을 조르며 삐리리를 시도하는데.... 이와 같은 '기도압박 쾌감유도법'은 과거 '떠오르는 태양'에서도 일본인이 삐리리를 하면서 상대의 목을 조르는 장면으로 오마쥬(??)되어 '감각의 제국'의 엽기가 전세계적으로 얼마나 전파되었던가를 극명히 드러내고 있다. 혹자는 이를 일본 성인물에 만연한 SM에 대한 조롱으로 풀이하기도 하는 바, 그 정답은 차치하고서라도 비아그라없이도 비아그라의 효과를 돌출해 내는 삐리리에 대한 헝그리 정신이 돋보이는 엽기라 하겠다.

넷, '복하사 살인술'...
복상사(服上死)는 모두 알고 있다시피 삐리리 도중 여자의 배(服) 위(上)에서 남자가 죽는 것(死)을 이르는 말이지만 엽기의 왕고참 '감각의 제국'에서는 역으로 기찌의 배(服) 아래(下)에서 여자가 죽는(死)  복하사가 등장한다. 그러나 그 피해자는 참말로 엽기적으로 60대 할머니.... 자기 남자의 정력을 자랑하고 싶었던지 사다는 그 할머니와 기찌의 삐리리를 강요하고 그 결과는 참담하게 할머니의 복하사로 이어지는데, 이는 지나친 엽기 추구는 인명을 앗아갈 수 있다는 시방 이 땅에 유행하는 엽기 천하에 미리 미리 경고한 엽기 왕고참의 충언이라 할 수 있다.

여튼, 간략하게 '감각의 제국'에 드러난 고난이 엽기비술을 훑어 보았다. '감각의 제국'이 처음 개봉된 때는 바야흐로 20여년 전인 1976년. 윤복희가 처음 미니 스커트를 입고 나타났을 때의 사회적 파장을 생각한다면 '감각의 제국'이 전하는 엽기비술은 얼마나 시간을 초월한 것이었던가를 짐작하게 하는 바이다. 하지만 나 철구가 생각하기에 지금껏 정말 시덥잖은 소리만 나불댄 것이 아니냐 라는 자격지심이 이는 이유는 또 무엇인가?

때문에 이제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자... 글이 길어질 듯한 불길한 예감이 든다. 쩝.

'감각의 제국'의 감독 오시마 나기사는 그 데뷔 때부터 당대 사회에 대한 엽기 행각을 벌이기 시작했는데, 그 뿌리는 그가 좌파였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때문에 그의 엽기는 일본 사회의 계급 단절과 군국주의 그리고 자본주의에 대한 테러를 퍼붓는 것이 목표였다. (띠바, 그의 영화를 본 게 몇 편 되지 않아서 장담은 못하겄다. 아님 말고...) '감각의 제국' 못지 않게 유명한 '교사형'에서는 확실히 그다운 아나키즘까지 읽을 수 있다. 코 찔찔 흘리면서 글도 제대로 읽지 못하던 초딩 시절, 한 시라도 열심히 공부시켜 훌륭한 사회의 똘마니를 만들려는 양인지 우리는 '국기에 대한 맹세'를 외웠었고, 국기 게양식 할 때는 가는 걸음을 멈춰 억지로라도 경건한 맘을 품어야 하지 않았던가!! 사회가 먼저인가? 내가 먼저인가? 하고 물으면 당근 내가 먼저다 라고 대답하리라. 그런 의미에서 일단 나는 오시마 나기사의 엽기 행각에 박수를 보내고 잡다. 짝짝짝!!!

'감각의 제국'은 오시마가 일본의 군국주의에 대한 테러의 일환으로 보낸 엽기술이다. '일본의 밤과 안개'라는 작품으로 4일만에 상영 중단까지 먹었던 그가 (왜 상영 중단을 먹었는지는 영화를 안 봐서 잘 모르겠다. 우익 소년이 사회당 의원을 살해한 사건을 다루는 작품이라는데 알아서 통밥들 재 보시길...떱) 군국주의를 씹고 나서면 가만히 냅 둘리가 없을테고..... 그 때문인지 '감각의 제국'은 프랑스 자본으로 만들어져 프랑스에서 개봉하고 일본에 역수입되는 식이었다.

자, 근사한 엉덩이를 가진 채 항상 젖어 있다는 과도민감증의 쥔공 아베 사다와 게이샤 집 사장 기찌가 한 눈에 정이 통했다. 그래서 그들은 몇 날 며칠 삐리리를 한다. 그리고 서로에게 중독되어 점점 더 잘못된 길로 접어든다. 사다는 기찌에게 요구하고, 요구하고, 요구하고... 기찌는 사다를 받아주고, 받아주고, 받아주고.... 이대로 그들의 삐리리가 계속되다간 기찌는 뱀파이어에게 피 빨린 좀비마냥 싸늘한 시체로 죽어나갈지 모른다고 주위에서 경고를 하지만 사다에게 중독된 그는 사다를 떠나지 못한다. 수척하게 말라 버린 기찌... 사다가 없는 틈에 밖에 나가 산책을 하는데 2차 대전에 출정하는 일본군 행렬이 보무도 당당하게 그의 옆을 스쳐 지나가고 기찌는 고개를 숙인 채 힘없이 길을 걷는다. 다시 계속되어지는 사다와의 삐리리. 마침내 기찌는 더 이상 물건이 서지 않는 단계까지 이르고... 잠깐 잠이 든 사다는 아무런 관객도 없는 텅 빈 무대에 혼자 누워 있다 깨는 꿈을 꾼다. 잠에서 깨어난 사다... 이제 더 이상 기찌의 물건이 서지 않음을 알고 그의 잠지를 절단해 버린다. 그리고 영화의 자막이 올라간다. 이는 1936년의 실화이고 그녀가 잡혔을 때 그녀는 이상하게도 일본 국민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었다...라고....

아베 사다는 그들이 결코 과거의 영광이라고 놓지 않으려는 군국주의의 표상이다. 그리고 기찌는 그 군국주의에 열광했던 일본 국민의 표상이고... 그 둘의 만남이 비극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중간, 출정하는 일본군 사이로 설사병 환자마냥 초췌해져 길을 걷는 기찌를 대비시켜 놓은 화면은 오시마가 행하는 엽기 테러의 목표가 무엇인가를 극명히 보여준다.

'자, 잘 보란 말이다. 출정하는 군인들에게 이기고 돌아오라고 열라리 일장기 흔들며 환호하는 느그들 자알 보란 말이다. 저 틈 바구니에서 비쩍 말라 죽음의 껍데기를 뒤집어 쓰고 힘겹게 걷고 있는 잘 나가던 게이샤 집 사장 기찌가 멀지 않은 너희의 모습이라는 것을 말이다..'

아무도 없는 텅 빈 무대에 혼자 누워 있는 꿈을 꾸는 아베 사다... 이마에 한 줄기 식은 땀이 삐질대는 것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터.. 당돌, 많은 사람들의 열광과 환호로 선동되고 선동받는 것에 익숙했던, 그래서 제국의 번영과 장미빛 미래를 공수표 남발하는 것에 익숙했던 그들 군국주의자들의 무대가 텅 비어 있다는 것은 그들에게 적색 경보가 왱왱대고 있다는 사실과 매 한 가지..

이제 위기감을 느낀 아베 사다가 선택한 마지막 결정은 무엇인가? 바로 그레이트 울트라 하이퍼 엑설런트 엽기 비급 32초식 '잠지절단술'... 사다의 놀라운 집착은 군국주의에 열광하던 일본 국민들의 마지막 남은 잠지마저도 안전하게 간수하지 못하게 한다. 방법은 특제 철망 훈도시 다섯 겹씩 꽁꽁 싸입을 밖에... 그러나 훈도시를 한 겹도 갖춰 입지 않았던 기찌는 그냥 댕강 잘리고 만다. '일장기 열라리 흔들지 말랬지. 너 고추 잘린다고 했잖아...' 오시마의 외침이 귀를 울리는 순간이다. 그러나 영화는 이것이 영화일 뿐이다라는 관객의 안전 의식을 마지막으로 뒤집는데 그것은 자막에 의해서이다. 이것은 실화이며 일본 국민들은 아베 사다의 엽기 행각이 뽀록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에게 동정을 보냈고, 그녀는 많은 인기를 얻었다고... 그렇다. 그녀는 띠발, 1936년에만 인기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감각의 제국'이 개봉된 당시 1976년에도 인기가 있었고 현 2000년에까지 그 인기를 유지하고 있을 지 모른다. 띠발, 띠발, 띠발, 띠발.....

전에 제페니메이션 중 '메모리즈' 삼부작의 마지막 에피소드 '대포의 거리'를 본 기억이 불현 듯 떠오른다. 그 대포의 거리에서 사는 넘들은 적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기냥 열라리 대포를 쏴대며 싸워야 하지 않았던가! 그리고 쥔공 꼬마넘은 일반적인 꼬마들이 가지는 꿈과는 달리 살벌하게도 대포부대 대장이 되어 적들을 섬멸하는 것이 꿈이지 않았던가! 과거 그들의 군국주의가 일본 국민을 어떻게 조장하고 선동했던가를 보여주는 작품이었는데 그 작품이 그들 자신에 대한 반성문이었다면 '감각의 제국'은 그들 자신에 대한 경고문 혹은 옐로우 카드는 될 터이다.

한 때 그들의 나막신 밑에서 신음했던 역사를 지니고 있는 우리가, 그리고 아직까지 제대로 된 사과조차 띠발 받아내지 못하고 있는 우리가 그들의 군국주의를 비난한 작품을 보면 오호~~~ 하고 솔깃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 나 철구 '감각의 제국'에 당근을 주는 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다.

문제는 삐리리 장면을 묘사하기 위해 정말로 삐리리를 했어야 하는가 인데.... 이는 곧 '감각의 제국'이 포로노냐 아니냐의 문제인데...음...1. 포로노가 뭔지, 2. 포로노가 필요한 것인지 없는 것인지, 3. '감각의 제국' 그 자체가 갖고 있는 의미가 포로노라는 이유로 달라지는 점이 있는지 없는지 자신있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은 계속 '감각의 제국' 포로노라고 떠들어 봐!!! 난 자신없으니까 입 다물고 있을래. 단, 포로노 했을 때 니 머릿 속에 떠오르는 인식들을 먼저 점검하시길..... 더럽고, 비위 상하고, 불결하다고? 반듯한 넘 같으니라고.... 나한테 연락해. 나 철구 특별히 엄선하여 소장한 베스트 포로노 Top 10 빌려준다. 히히힛.... 물론 대여료는 기본임다.



철구 백
2003/01/12 07:05 2003/01/12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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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규훈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거 포스트 해 볼까요? ^^

    2008/08/20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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