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너스의 불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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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 디스코왕되다

영화 2003/01/12 23:07 by 철구
당 영화는 <81, 해적 디스코왕되다>라는 동명의 26분짜리 단편영화를 장편으로 뻥튀기한 영화다. 감독은 단편과 동일인물 김동원.

단편도 그랬지만 당 영화 매우 참신한 구석이 있다. 때는 바야흐로 1981년도, 경제발전의 탄력에서 소외된 달동네의 모습을 졸라 멋드러지게 살려내고 있다는 점이 바로 그거다.

제목부터 봐라. 디스코왕... 요즘 디스코 누가 추냐? 다 힙합이나 음.. 또.. 아무튼 그런 거 추지. 사실 본 우원 워낙 고고해서 유행하는 춤 잘 모른다. 70년대 후반 <토요일밤의 열기>에서부터 불어닥친 디스코의 광풍. 우리 80년대도 디스코가 휩쓸고 갔다.

게다가 앞서 말한 달동네의 모습. 똥구루마 밀고 똥푸러 다니고, 이젠 구경하기도 힘든 병우유 빨대 꽂아 쪽쪽이고, 모터 달린 자전거에 포니 승용차, 얕은 담에 쓰레트 하꼬방 집들. 당 영화의 배경은 바로 그런 모습들이 가득한 달동네인 거다. 당 영화의 감독 아직 서른도 안됐다는데 아무튼 기억력 하나는 대단하다.

당 영화의 매력이라고 할 만한 부분은 또 있다. 당 영화의 스토리는 돈에 팔려간 짝사랑하는 여고딩을 구출해온다는 이야기다. 싸랑하는 여자를 구출해오는 쌈 잘하고 멋진 우리의 쥔공. 이거 헐리우드에서 많이 본 영화속 쥔공들 이야기 아니겠냐.

그런데 당 영화는 이런 스토리를 살냄새 풍기는 달동네에서 풀어간다. 그리고 그 쥔공은 탁월한 주먹실력으로 싸랑하는 여자를 구출해오는 게 아니라 졸라 못추는 춤 졸라 연습해서 디스코로 구출해 온다. 졸라 머나먼 별세계에 사는 꽃미남 완벽무결형 영웅이 아니라, 우리의 꾀죄죄한 삶에서 볼 수 있는 노력형 영웅인 거다.

그리하여 당 영화 매우 참신한 배경과 매우 솔깃한 스토리로 관객을 이끈다. 근데 딱 중반까지만.....

본래 딴스 영화나 스포츠 영화 같은 데서 참피온 자리에 등극하기 위한 쥔공의 노력. 이게 묘미다. 근데 당 영화 역시 디스코 경연대회에 출전하여 디스코왕을 먹어야 되는 과정은 이런 영화들과 비슷한데 그 쥔공이 춤연습을 하는 장면은 졸라 볼 게 없다.

게다가 당 영화의 가장 큰 맹점인 미스 캐스팅도 뒷부분에 가면서 두드러진다. 당 영화의 쥔공 해적(이정진 분)은 동네에서 쌈도 젤 잘 하고, 막판에 춤실력도 보여줘야 하는 캐릭터다. 하지만 이정진... 기본적으로 액숑 졸라 안되고, 춤 졸라 못춘다. 주먹 내지르는 속도는 상대 배우보다 두 박자 느려 가슴 답답하고, 디스코 경연대회에서 보여주는 춤은 <더티댄싱>이나 <쉘 위 댄스>처럼 관객을 끌어들이기는커녕 실수나 하지 말라고 기도하게 만든다.

당 영화에서 해적의 친구 봉팔역의 임창정은 역시나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빨라 졸라 그럴싸한 연기를 보여주고, 성기역의 양동근 역시 양동근만의 냄새를 풍기는 연기로 성격배우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또 안석환과 같은 각종 조연들 또한 탁월한 양념이 되어주지만 영화의 핵심인 쥔공 해적의 연기는 참 민망시럽기만 하다.

그리고 끝끝내... 26분짜리 단편을 107분으로 뻥튀기 하다보니 벼라별 잡다구레가 다 들어가서 영화를 삼천포쪽으로 틀어놓기 시작하더니만, 우려하던 바를 기어코 이뤄내고 마는 마지막의 에브리바디 해피엔딩은 영화를 삼천포 스테이션에 끝내 안착시키고 만다. 영화볼 사람들 있을테니 스토리 다 썰해줄 수는 없다만, 런닝 타임 뻥튀기했다고 스토리 역시 이렇게 뻥튀기할 수 있냐?

이런 전차로 당 영화 중반까지는 선전한다만... 마지막 말아먹기 내공이 출중한 바 뿌라스 마이너스 손익계산하야 뮝기적에 봉함이다.
2003/01/12 23:07 2003/01/12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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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lt;해적, 디스코왕 되다 Bet On My Disco&gt;-촌빨 날리다.

    Tracked from Crevasse 같은 삶  삭제

    2002년, 한국, 106분 감 독 : 김동원 출 연 : 이정진 임창정 양동근 한채영 이대근 김인문 음 악 : 조성우 이렇게 촌스어울수가...혹은 이렇게 촌스러운 것들이 있나..참으로 딱일세..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영화. 2002년도에 이런 풍경을 만들어냈다니 월드컵이 열리는 해에 기념할 만하다 싶을 정도로 독특한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학교 땡떙이 치고 동네 깡패들이랑 싸움질을 해대는 해적과 봉팔, 성기는 지나간 우리 아부지 시대의 전형적인..

    2009/01/19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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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노바리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시선... 그 지지리 못사는 동네, 지지리 궁상맞은 풍경에 대핸 지독히 따뜻한 시선이, 저로 하여금 김동원 감독에게 두근거림을 갖게 하데요. 뭐, 김동원 감독이 꼭 74년생이어서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근데, 마지막이 꼭 해피엔딩인가요...? 봉자는 돌아왔지만, 그들의 고단한 삶은 별 변화가 없잖아요. 여전히 똥을 푸고 있죠... 근데 이정진 춤 정말 못 추더라. 웬 나무토막... ㅠ.ㅠ 디스코 경연대회에 출전한, 혼자 춤추는 빡빡이 원래 단편에서 주인공 맡았던 배우라면서요?

    2003/01/21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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