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너스의 불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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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주 보는 글

잡글 2003/01/18 05:44 by 철구
아래 글은 아웃사이더 게시판에서 퍼 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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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이 간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진짜로 갔는지 궁금해서 와봤다. 여하간에 진중권은 졌다. 진중권의 패배는 아웃사이더의 패배이다. 아웃사이더가 아웃사이더 근처에서 인사이더를 기웃거리다가 결국 졌다.

그의 패배는 인사이더로 진입에서의 실패이다. 즉 그는 아웃사이더를 자칭했지만 이는 자신에게 유리한 포지션의 선점 차원에서의 가장된 가짜 아웃사이더였으며, 진실로는 인사이더를 희망했고 아웃사이더에서 인사이더로의 진입에 실패한 것이다.

아웃사이더에게는 두 개의 길이 있다. 하나는 고개 숙이고 인사이더로 들어가는 길이다. 하나는 변방에서 새로운 중심을 만드는 것이다. 즉 비주류들 내부에서 주류가 되는 것이다. 그는 인사이더로 들어가지도 못하였고, 비주류들 사이에서 주류가 되지도 못하였다. 결국 졌다.

인사이더로 진입한 것은 유시민이다. 오늘날 유시민이 있는 자리가 바로 진중권이 꿈꾸던 그 자리다. 유시민이라는 존재가 없다면 진중권도 별로 쪽팔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대선이후 갈수록 무거워지는 유시민의 존재감 때문에 그의 패배감은 커져버렸다.

비주류들 사이에서 주류는 서프라이즈가 차지했다. 서프는 진짜 알아주지 않는 비주류들이다. 진중권은 서프들에 비하면 차라리 주류에 가깝다. 진중권은 주류들 속으로 들어간 유시민을 내심 경멸하며 속으로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아웃사이더들 안에서 대장노릇도 할만한 것이니까.

그러나 대선이후 받아든 성적표는 참담했다. 그는 유시민이 되지도 못했고, 아웃사이더를 서프만큼 발전시키지도 못하였다. 그래서 그는 실패한 것이다. 들 중 하나를 추구해야 했다. 주류로 진입하거나 비주류들 사이에서 주류가 되거나. 그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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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글이 버젓이 나도네요. 이런 비슷한 류의 글을 요즘 많이 봅니다. "우리는 이겼다. 우리는 선택받았다. 우리는 주류다".

오마이에서도 노무현 당선 후 오연호씨의 글이 올라왔었죠. "언론권력은 교체되었다"라덩가, 뭐라덩가... 그러자 프레시안에서 따끔하게 한 소리했습니다. 언론이 권력을 감시해야지, 권력이 교체되었다며 권력을 잡았다고 말하는 법이 어딨냐구요. 참으로 맞는 말이라구 생각합니다. 딴지도 민주당 이데올로그 중에 하나라서 그 비슷한 말을 했지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주류가 교체되는 것, 즉 내가 주류가 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함돠. 주류가 갖고 있는 것을 뺏어서 나누는 것이 중요하고, 그런 차원에서 노무현이 의미가 있는 것이지, 내가 주류가 되기 위해 노무현이 의미가 있는 게 아니라는 거죠. 하지만 민주당 이데올로그들 생각은 대개 엇비스한 것인지 주류를 거머쥐는 게 중요한가 봅니다. 그리고 그런 현상은 일반 게시판에서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노무현을 찍은 사람들은 이제 자신들이 승리했고, 자신들이 주류라고 생각하려고 노력한다는 거죠. 이 글도 그런 차원 같습니다.

그래서 민주당도, 노무현도 보수정당이라는 거죠.

위의 글은 게다가 욕심도 많습니다. 자신들은 이제 주류가 됐다면서도 비주류가 가지고 있는 데카당스한 매력까지도 지네가 가질라고 합니다. 비주류 중에서도 비주류라잖습니까? 좋은 건 다 내놔. 다 내가 가질 꺼야. 딱 그 꼴입니다.

게다가 유시민은 인사이더의 길로 접어들었고 그래서 승자이며 진중권은 그걸 바랬지만 그렇지 못해서 패자랍니다. 인사이더의 길이 직접 정치를 하고, 국회우원이 되는 건가 봅니다. 그게 인사이더의 길이라는 건 알겠는데 그게 왜 승리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진정한 승리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게 잘 먹고 잘 사는 게 승리지 않겠슴까? 왜 이렇게 천박한 경쟁논리로 똘똘 뭉쳐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지난 선거에서 권영길을 찍은 건 잘한 것 같습니다. "반수구" 하나로 민주당이 얼마나 버팅길지 모르겠지만, 그들이 주장했던 반수구의 실상이 수구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는 게 이처럼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저 수구가 누리던 기득권의 자리에 앉는 게 그들이 주장하던 "반수구"였던 것입니다. 한 솥밥 먹던 사람들이 "너는 수구다", "너는 수구가 아니다" 하고 싸우고 있었으니 당연한 결과겠지만 말입니다. 진정한 "반수구" 또한 민노당의 몫인 것 같군요.

ps 백분토론 보니 유시민 말 굉장히 설득력있게 합니다. 민주당, 한나라당, 자민련 의원들이 마치 선생님 앞에 학생들처럼 유시민의 말을 대하더군요. 개혁당의 나팔수로써 엄청난 힘을 발휘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또 우끼는 게 한나라당=건전보수당, 민주당=리버럴 정당이랍니다. 건전은 아무데나 갖다 붙이고, 리버럴은 아무데나 갖다 붙이는 게 아닙니다. 아무튼 각 당의 이념적 지형을 그렇게 짜면 개혁당이 먹고 들어갈 데가 있다고 생각하나 봅니다.

그런데 어떻게 개혁당이 백분토론에 참가했는지 모르겠네요. 우원 한 명 있으면 참가할 수 있는 건가요? 그럼 민국당, 하나로 자유연합 등등등도 참가시켜야 되는 거 아닌지... 민노당이 TV 토론에 참가하기 위해 그 고생한 거 생각하면 언론들이 정말 민노당 괄시하고 있다는 거 알 수 있습니다.
2003/01/18 05:44 2003/01/18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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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노바리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지네요.
    그러고 보면, 나는 지나칠 정도로 생각이 단순한가 봐요. 민노당을 찍을 때 느낀 현실적 고민 같은 건 없었는데... 그런 의미에서 대선 이후 노사모 진영, 민주당 지지 진영에서 뭐라고 지껄이던 별로 피부에 안 와닿고... 피해의식과 열등감을 어떻게든 극복해 보려고 오바해서 우월감 내비치는 꼴로 보인달까.
    아, 그런데 짤구님은 호남에서의 95% 민주당 몰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2003/01/19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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