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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옥의 '스타일'. 재밌다!

잡글 2008/05/08 20:23 by 철구
백영옥의 '스타일'. 재밌다.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명품과 음식과 자동차와 디자이너 이름들로 도배된 소설이지만 문장은 맛깔나고 글은 유쾌하다.

우울할 때면 무라카미 류의 '69'를 꺼내 읽던 적이 있다. '69'가 그만큼 유쾌했기 때문이다.

'스타일' 역시 유쾌하고 발랄하다. '69'가 머릿속까지 발랄해지는 느낌이라면 '스타일'은 그저 표정과 안구만 발랄해진다는 차이는 있지만 그게 어딘가.

풍성하지도 않은 철학에 답 없는 자의식을 버무려 감히 독자에게 자기 하소연을 풀어놓는 걸로 예술하시는 숱한 소설들에 비하면 유쾌하고 발랄하다는 것만으로도 미덕이다.

그리고 장르문학 만세!

그런데.

책의 끝, 작가의 말에서 지은이는 대충 이렇게 얘기한다.

명품을 소유하고픈 속물적인 욕망과 아프리카의 굶주린 아이들을 돕고 싶은 선량한 욕망을 동시에 갖고 있는 게 도시 여성이라고, 이 두 가지 욕망을 어떻게 화해시킬지 고민이라고, 그래서 이 소설은 화해에 대한 소설이라고...

단순 수상 소감용이라고만 할 수 없는 게 소설 속 주인공도 이런 고민을 한다. 유쾌하게 진행되던 이야기 속에다가도 꼭 무언가 교훈을 철학을 집어 넣어야 한다는 강박. 그런 게 마구 느껴진다. 꺼끌하다. 게다가 그게 뭐 대단한 고민이라고.

별 메시지나 교훈, 철학 따위 없이 재밌기만 하면 안되나? 그저 낄낄거리게만 하는 건 의미없나? 펄프픽션은 혼나야 되나?

주류문단의 강박. 뭔가 '예술입네' 해야 한다는 강박. 그게 없었으면 더 훌륭했을 것을.

류승완이 놀이할 때는 '다찌마와 리'지만
아트할 때는 '주먹이 운다', '짝패'가 되는 것과 같은 경우다.

'다찌마와 리'가 '주먹이 운다', '짝패' 보다 예술적으로도 얼마나 더 훌륭한가 말이다.







2008/05/08 20:23 2008/05/08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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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라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옳심돠~! 근데 손홍규 신작 기대만큼인가요? 전 요새 80년생인지 81년생인지 김애란 괜찮더라구요. 사실 아주 좋아요. 근데 철구님 취향은 아닐 듯.

    2008/05/09 08:52
    • 짤구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김애란 꺼 몇 개 읽었는데 좋아요.
      완전 좋아 미치겠다는 수준은 아니지만 괜찮던 걸요.

      2008/05/09 11:52
  2. 학준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도 빨리 이씨가족흥망기 씁시답!

    2008/05/10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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