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바쁘다.
2.
김훈의 <공무도하>가 나왔다. 문장이 더 짧아지고 건조해졌다. 김훈은 이순신의 <난중일기>를 읽고 글쓴 이의 심정을 배제하는 건조한 문장에 반했다고 술회한 적이 있다. <공무도하>는 그 쪽으로 가려나 본데 글쎄다.
3.
광화문에 새로 선 세종대왕상을 볼 때마다 기괴하다. 세계 어느 곳이든 위인의 동상은 거의 비슷한 자세다. 그 위인을 통해 전달하려는 정치적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광화문 세종대왕상도 비슷한데, 그 앞에는 또 너무나 전형적인 자세의 이순신 장군 동상이 서 있다. 정치적 목적에 따라 도열한 위인들의 부활. 광화문 광장이 문화 공간이 될 수 없는 이유다. 오히려 문화나 예술과는 상관없는 프로파간다의 선전장이거나 오세훈 시장의 유세장 같다.
로뎅의 작품 <칼레의 시민>이었던가. 칼레시는 조국을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은 7명의 시민을 기리기 위해 로뎅에게 작품을 의뢰했다. 그러니까 지금 광화문 광장에 서 있는 이순신 동상이나 세종대왕상 같은 작품을 기대했던 것이다. 하지만 로뎅은 칼레시가 원했던 정치적 의미를 작품에 담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죽음 앞에 두려운 인간의 모습을 그려냈다.
청계광장에는 소라상이라는 조형물이 있다. 청계광장 준공을 기념해 서울시의 의뢰로 외국의 유명 조각가가 만든 것이다. 그런데 그 조각가는 조형물을 만드는 동안에 청계천에 와 본 적이 없다고 한다. 조형물을 다 만들어 보내고 설치하는 날, 기념행사에 참석한 것이 첫 청계천 방문이란다.
서울시의 광장들은 그 덕분에 커다란 박물관이 되었다. 전시행정의 박물관, 특히 정치적 목적을 함축한 전시행정의 박물관. 이것도 광장의 기능이라면 기능이겠다.
4.
가을이다. 시외로 돌았더니 완연한 가을이다.
거의 한 달 만에 포스트 하나 올리는데 그래도 매일 백오십 여명이 방문했다. 메일 박스에는 카드 청구서가 가득 날아 들었고, 읽지 못한 뉴스에 지쳐 이슈 쫓아가는 걸 포기한다.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뉴스를 좇지 않은 지도 어언 2년이 돼 간다. 짧은 호흡에서 벗어났다고 긴 호흡으로 바라보는 눈을 갖게 된 것도 아니다. 새로 산 카메라는 항상 휴대하지만 뭔가를 기록하지는 않는다. 시간이 손샅으로 흘러내리고 있다.
5.
재보선. 오차 범위 내 접전. 접전이라는 사실이 서글프다. 참여정부 시절에는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이 압승했었다. 4대강 사업은 이뤄지겠다. 우리 국민들 더 고생해야 한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50중 145가 봇.
2009/10/23 17:401이 나
4가 그녀들.
그녀들이 4명이나?
2009/10/23 19:51글이 ... 아름답습니다. 근데 갈수록 글이 늙어가십니다. 조로?
2009/10/23 18:01솔직히... 늙었지요. ㅎ
2009/10/23 19:51오, 이렇게 스잔한 글을 쓰실 지 몰랐어요.
2009/10/23 18:42왠지... 안 어울, 아니 덜 어울려요. ^^
좋은 뜻으로.
암튼 감사
2009/10/28 17:10형~ 출사 같이 가자!!
2009/11/16 11:34난 매일매일이 출사.
2009/11/19 13:41하지만 사진을 안 찍는다능.
날 잡고 가자능.